소년 범죄 예방은 처벌 강화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범죄를 사전에 막고 아이들이 올바른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도록 돕기 위해서는 가정과 학교의 교육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
이규진인간이해연구소, 오랜 현장 경험 바탕으로 연령 하향 지지 및 실효적 교육 방안 제안
정부가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의 연령 기준을 현행 만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범죄의 심각성에 상응하는 제재와 함께 근본적인 인성 교육 시스템의 개편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연합뉴스(2026년 7월 14일 자 보도)에 따르면, 성평등가족부는 국무회의를 통해 강력·중대·반복 범죄에 한해 촉법소년 연령을 만 13세 미만으로 조건부 하향하고, ‘소년비행예방정책위원회(가칭)’를 신설하는 내용의 제도 개선 권고안을 보고했다. 시민참여단 212명을 대상으로 한 숙의 토론 결과, ‘조건부 하향’을 지지하는 입장이 46.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연령 하향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 현행법을 악용하는 소년범들… “반성 없는 현실, 연령 하향 불가피해”
오랜 기간 소년 수강 교육 현장에서 비행 청소년들을 직접 지도해 온 이규진인간이해연구소는 이번 정부의 촉법소년 연령 하향 조정 공론화에 대해 “강력히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형법(제9조)과 소년법에 따르면,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은 살인 등 중대한 강력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고 최대 소년원 송치 등의 보호처분만 받으며 전과 기록 역시 남지 않는다. 연구소 측은 “최근 촉법소년 범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범행 수법 또한 흉포화되고 있으나, 정작 현장에서 만난 이들은 반성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현대의 소년범들은 영악하여 자신이 촉법소년에 해당해 무거운 처벌을 피할 수 있다는 사실과 전과가 남지 않는다는 법의 맹점을 너무나도 잘 알고 이를 악용하고 있다”며, 현실과 동떨어진 현행 연령 기준의 하향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촉법소년 전담 학급 편성 및 수강 기간 확대 등 실효적 교화 시스템 필요
연구소는 단순한 연령 하향과 처벌 강화를 넘어, 재범 방지를 위한 교화 및 교육 시스템의 대대적인 개편을 제안했다.

첫째, 촉법소년을 대상으로 한 수강명령 교육의 강도와 기간을 현실화해야 한다. 기존의 짧은 교육 기간으로는 왜곡된 인식을 바로잡기 턱없이 부족하므로, 여타 소년범보다 교육 기간을 대폭 늘려 최소 ‘2주(10일 80시간) 이상의 심층 수강 교육’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교육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수강 교육 학급 편성 시 일반 소년범과 분리하여 ‘촉법소년 대상 전담 학급’을 별도로 편성해야 한다. 이를 통해 이들의 특성과 범죄 유형에 맞춘 전문적이고 집중적인 교화 프로그램이 작동할 수 있다.
■ 소년 범죄 예방을 위한 가정과 학교의 역할
가정은 아이가 처음으로 규칙과 책임을 배우는 공간이다. 부모와 보호자는 잘못된 행동을 단순히 꾸짖는 데 그치지 않고, 그 행동이 타인에게 어떤 피해를 주는지 설명해야 한다. 대화와 관심이 부족하면 아이가 겪는 갈등이나 위험 신호를 제때 발견하기 어려워진다. 따라서 부모 교육과 가족 상담 등 가정의 교육 기능을 지원하는 사회적 제도도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효과적인 소년 범죄 예방을 위해서는 가정, 학교, 국가가 각자의 책임을 나누어 맡아야 한다. 가정은 기본적인 생활 태도와 타인에 대한 존중을 가르치고, 학교는 공동체 의식과 책임감을 키울 수 있는 인성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 범죄 예방의 근본은 ‘가정’과 ‘학교’… 교권 회복이 곧 인성교육의 출발점
무엇보다 소년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회의 가장 기본 단위인 가정과 학교의 역할 회복이 절실하다. 우선 학교 인성 교육과 교권 보장이 절실하다. 학교의 인성 교육은 일회성 행사에 그쳐서는 안 된다. 정규 교육 과정 안에서 존중, 책임, 공감, 갈등 해결 방법을 반복적으로 배울 수 있어야 한다. 교사가 학생의 잘못된 행동을 정당하게 지도할 수 있도록 명확한 기준과 보호 장치도 마련되어야 한다. 교권 보장은 교사에게 무조건적인 권한을 주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권리와 안전을 존중하면서 책임 있는 생활 지도를 가능하게 하는 제도적 기반이다.
이규진인간이해연구소는 “가정교육의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국가는 초등학교 정규 과정에서 부터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는 인성 교육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이 아동의 인성 교육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지도할 수 있으려면, 무엇보다 ‘교권 보장’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교사가 훈육의 권위를 잃지 않고 학생들을 바른 길로 이끌 수 있는 제도적 여건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은 어린아이들을 형사 처벌 하자는 것이 아니라, 범죄의 무게를 깨닫게 하고 사회의 안전망을 재 구축 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처벌의 현실화와 함께 가정·학교·국가가 연계된 인성 교육이 병행될 때, 비로소 우리 아이들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는 진정한 웰빙(Well-being) 사회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 지역사회와 국가의 책임
소년 범죄 문제를 가정과 학교에만 맡겨서도 안 된다. 국가는 위기 청소년을 조기에 발견하고 상담, 심리 지원, 돌봄, 진로교육을 연결하는 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 지역사회 역시 청소년들이 건강한 관계를 형성하고 자신의 능력을 발견할 수 있도록 문화·체육·봉사활동의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